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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December 18, 2012 | view 12,366
다르다넬스해협 (Dardanelles Str.)은 풍부한 어족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유사시에는 중요한 전략요충지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라는 아나톨리아(Anatolia)와 갈리폴리(Gallipoli) 반도 사이에 있는 해협이며, 고대와 근대사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분쟁이 자주 일어났던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협이다. 아나톨리아는 터키의 영토이며 아시아의 서쪽 끝이다.
흑해를 통하여 지중해로 남하하려는 러시아. 그리고 이것을 저지하려고 하는 유럽의 국가들 사이에서 수많은 분쟁 끝에 1841년 런던조약이 체결되어 이 해협은 모든 나라에 개방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터키가 독일과 동맹국이 되어 이 해협을 봉쇄하자 러시아와 연락망을 구축하여야 했던 영국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현대와 같은 통신망이 없었던 1차 대전에는 유일한 통신수단은 전신이었으며, 전령을 통한 동맹국들과의 통신이 전부였다.
이미 동부유럽은 독일에 의하여 점령되었거나 독일의 동맹국들이었으며, 터키마저 독일의 동맹국으로 돌아서자 러시아와의 긴밀한 연락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대전 초기에는 병력이 우세하였던 러시아군이 갈리치아 지방까지 점령하여 연합군의 우세로 시작되었으나, 1914년 8월 이후 독일군의 반격에 의하여 오히려 러시아까지 독일군이 진격하였고 연합군과 러시아와의 긴밀하고도 신속한 연락은 어렵게 되었다.
영국은 연합군인 프랑스와 함께 지중해의 장악과 러시아와의 연락망의 구축을 위하여 다르다넬스 해협을 장악하기 위하여 1915년 2월 19일부터 갈리폴리 지역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시작하였다. 이 작전은 24일간 터키군의 방어시설은 향하여 집중적인 함포사격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독일군의 지원을 받은 터키군은 맹렬한 반격을 가하였고, 터키군의 반격도 반격이었지만 해협에 설치된 기뢰로 인하여 영국과 프랑스군은 전함 3척 격침과 3척의 전함이 대파되는 등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그림 1] 구축함 등의 고급선박에 사용된 해상 경도 측정용 크로노 메타이다.
영국과 프랑스연합군은 1개월 후 4월 해군장관을 역임하였던 해밀턴(Hamilton ·Francis:1845∼1927) 장군의 지휘 하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감행하였다. 이 작전에 상륙군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훈련을 받은 호주와 뉴질랜드군으로 편성되었으며, 그들은 1차 상륙작전에 성공하여 참호를 구축하고 터키군과 대치. 다음의 영국군 상륙작전을 위하여 작전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중시계의 불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지휘본부가 있는 전함, 또는 모든 선박에는 시계 중에 가장 우수한 크로노 메타가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작전명령을 하달하는 지휘본부는 시간에 대한 정확성은 전혀 문제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손목시계가 일반화되지 않았으며, 1904년 루이스 까르띠에에 의하여 산토스 손목시계가 제작되어 손목시계의 유행이 서서히 일기 시작하였으나 많은 사람들, 특히 지도층에 있는 하이클래스들은 여전히 회중시계를 선호하였다.
그리고 손목에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것은 조롱거리이었으며, 여성들의 사치품으로 취급되었고 손목에 시계를 차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므로 많은 병사들은 회중시계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당연히 전투를 지휘하는 지휘관들 모두 회중시계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림 2] 독일 해병대에 납품된 최초의 양산된 손목시계의 복각품이다.
물론 이 시기에도 정밀하고 정확한 크로노 메타 급의 회중시계도 많이 생산되어 보급되었지만 파텍 필립(Patek Piilippe), 바세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과 같은 최고급의 시계는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었으므로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으며, 군의 고급장교가 소유할 수 있는 시계들은 아니었다.
독일은 1880년 경이 되어서는 G P(C.Girard-Perregaux:1791년 창업 최초로 독일 해병대에 시계를 납품하기 위하여 손목시계를 양산할 수 있는 설비를 하였다)사에 의뢰하여 해병대용 손목시계의 주문을 한 기록이 있다. 이들은 10 ∼ 12형 size로 초기의 것은 광택금 Case에 들어 있으며, 후에 것은 무광택 Open Face형으로 재갈(말)형의 Braslet(밴드)가 달려 있었다.
독일은 일찍이 손목시계의 편리함을 알고 있었으며, 이 시계는 유리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용수철로 작동이 되는 뚜껑(Open Face)을 가지고 있으며, 뚜껑을 열지 않고서도 시간을 볼 수 있도록 21개의 창을 가지고 있다.
이 형이 그 후 일반시장으로 출시한 손목시계의 견본이 되었다는데, 시장에 처음 나타난 손목시계는 무광택 금 Case에 든 9 ∼ 10형 size였었다.
그 후 남미 칠레로 보내졌는데, Shock와 먼지, 습기 등으로 고장이 잦아 반품되어 아주 평이 나빴다. 또, 북미로도 수출했으나, 때마침 경기 후퇴기와 맞물려 반품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으며, 여러 가지 시행착오 등으로 오랫동안 손목시계는 화제에 오르는 일도 없이 지나고 말았다.
터키군과 대치하고 있던 호주군과 뉴질랜드군의 연합군은 영국군의 상륙작전을 위하여 터키군의 진지를 공격해 주어야 하였지만, 독일군의 지휘와 원조를 받고 있던 터키군의 기관총의 위력에 참호 밖으로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참호 속에서 웅크리고만 있었다.
그야말로 터키군의 방어는 철옹성 같아 한치도 전진할 수 없었으며, 참호를 나가자마자 터키군의 기관총세례에 사상되는 등 호주군의 처지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림 3] 1900년 경에 W.H.더글러스에 의해 제작된 포격 통제용 크로노그래프 회중시계이다.
마침내 4월 25일 해밀턴 장군은 영국군의 갈리폴리 상륙작전을 감행하기로 하고 터키군 진지에 격렬한 함포사격을 시작하였으며, 함포사격이 끝나는 06시에 즉시 호주군과 뉴질랜드군이 터키군의 진지를 공격할 것을 명령한다.
당시의 전투는 참호전이었으며 모든 통신수단은 달리기를 잘하는 사병에 의지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연락병의 활약에 의하여 전세가 호전되거나 어려움에 처하였다. 또한 작전의 모든 상황은 초기의 작전명령과 약속된 시간에 의한 행동개시였다.
영국과 프랑스의 함대에서의 엄청나고 격렬한 포격이 시작되었고, 영국군은 상륙을 준비하며 대기하고 있었다. 또한 사령부가 있는 전함의 함장실의 크로노 메타는 정확하게 작동되고 있었다.
그러나 전선의 지휘관들의 모든 회중시계는 불행하게도 몇 분씩 늦게 가고 있었다. 신의 장난일까...? 우연의 일치인가...? 호주군의 많은 지휘관들의 회중시계는 함포소리에 놀라서인지 늦게 가고 있었으며, 06시 연합군함대의 포격이 끝났는데도 전선의 지휘관들의 시계는 아직 06시에 몇 분씩 미치지 않고 있었다.
이때의 몇 분 사이에 터키군은 기관총과 기관포에 장전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참호 밖에 나가 전세를 살피지 않은 호주군 지휘관들은 오직 자신의 회중시계가 06시를 가리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미 자신들의 방어진지의 기관총과 기관포의 장전을 끝내버린 터키군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사병들에게 돌격을 명령한다.
참호 밖에서의 일선 장교들은 돌격이 무리임을 알고있었지만, 참호 깊은 곳에서 명령을 하는 연대장의 명령에 의하여 돌격을 하고, 수많은 호주군의 젊은 병사들은 몇 미터 나가지 못하고 터키군의 기관총세례에 사라져간다.
밖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지휘관들은 겁에 질린 병사들에게 무조건 돌격을 명령하게 되고, 소대장과 중대장들은 연락병에게 사령부에게 상황을 알릴 것을 명령하지만, 오직 작전명령인 06시에의 돌격을 지시 받은 연대장들은 자신은 참호 깊은 곳에서 나가지 않은 채 무조건 돌격을 명령하였다.
발빠른 연락병들은 긴박한 상황을 사령부에 알리기 위하여 필사의 힘을 다하여 달리지만, 시간의 촉박함과 자신의 회중시계가 늦은 줄도 모르는 지휘관들은 죽음을 향한 돌격을 지시하고, 사병들은 운명을 신에게 의지한 체 터키군의 진지를 향하여 돌격을 시작하였다.
사령부의 철수명령을 하달 받은 연락병이 도착하였을 때는 호주군들의 죽음과 그들의 유서들, 그리고 고향의 가족들과 애인에게 남기는 유품들만이 남겨진채 전멸하였다.
이 전투로 인하여 호주군과 뉴질랜드군의 사상자는 25만 명이 넘었으며, 호주군은 전사( 戰史 )에 기록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인명피해에 치를 떨어야 했다.
이 불행한 전투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멜 깁슨이 주연을 하였다. 영화에서 멜 깁슨은 연락병으로 출연을 하여 갈리폴리(Gallipoli) 전투의 비극을 고발하고 있다. 이 전투는 부정확한 시계로 인하여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불행한 전투였으며, 러시아와의 연락망의 확보와 지중해를 장악하려했던 연합군의 전략은 결국 실패한 작전으로 끝났다.
당시의 작전 중에 사용되었던 회중시계에 대한 브랜드와 제조업체는 이상하게도 모든 기록과 언급된 흔적이 없어서 정확한 브랜드 네임은 아직도 알 수는 없다.
분명 군 지휘관들이 사용했던 시계라면 군에서 지급했던 시계일텐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영국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지만 증거가 없으니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상상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이 전투에서 얻은 교훈은 회중시계의 정도가 손목시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였으며(회중시계는 손목시계보다 정확성이 떨어짐),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손목시계의 편리함과 정확성이 입증되었고 손목시계의 급속한 보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영화에서는 회중시계의 시간오차로 인하여 인명피해가 컸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하여 진실이 묻혀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는 시계의 오차에 의한 내용은 없고 오직 지휘관들의 무지함만을 고발하고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진실을 왜곡한 체 속죄양을 만드는 것이 역사의 수레바퀴인가보다. 이 영화로 인하여 일선의 지휘관들만 원성의 대상이 되었으며 시계를 제조하고, 지급했던 업체와 해군성에 대한 기록은 찾지 못했다.
[그림 4]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1차대전 후에 개량형으로 개발된 알람기능이 장착된 군용 회중시계이다.
아무튼 이 갈리폴리 전투는 작전 중 여러 지휘관들의 시계가 일치하지 못하면 공세로 전환하기로 정해진 시각이 지연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파멸적인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교훈과 동시에 시계의 부정확으로 인하여 가장 많은 인명피해와 패전이라는 쓰라린 충고를 주었던 시계의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기록으로 남아있다.
더구나 전투 중 시계를 보기 위해 주머니를 뒤척거리는 불편함과 비 오듯 쏟아지는 유탄 속에서 회중시계를 속주머니에서 꺼내다가 적탄에 사망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였고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시간까지 잘 안 맞아 주었으니...
그 어느 상황보다 시각의 중요성이 요구되는 군사 작전 중에서 몇 분의 오차는 인명의 손실뿐 아니라 작전의 실패와 직결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부정확한 회중시계는 퇴출위기를 맞이하는 운명이 되었으며 손목시계의 진가는 정확성과 편리함이 인정되기 시작하여 아직까지도 인간의 신체 중 가장 중요한 손목에서 시계의 짹깍 짹깍 하는 박동이 손목의 맥박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영국은 갈리폴리의 패전으로 인하여 열세에 몰리게 되고, 연락망이 막혀버린 러시아는 대전이 끝나기 전에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려움에 처해지자 독일과 협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전쟁은 영국의 패전으로 가나했으나, 결국 미국의 참전으로 인하여 연합군은 승리하였다. 그러나, 전후 영국의 입지는 크게 좁아지고 미국의 입지는 강화되었다.
[그림 5] Marathon 네비게이터, 미공군, 1990년산. 우수한 방수기능과 현대전에 알맞은 Quartz 무브먼트와 스스로 발광하는 트리튬 야광이 장착되어 있다.
회중시계와 갈리폴리 전투가 주는 교훈은 부정확한 회중시계로 인하여 패전과 수많은 인명피해, 그리고 세계최강을 자랑하던 한 국가의 위상이 추락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었으며,
이후 많은 군 지휘관들은 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육작전 때까지도 상륙작전은 상륙군에 불리하다는 정설과 기피하는 구실점을 제공하는 예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그들은
"시계의 부정확한 사실은 잊은 체..."
터키군도 이 전투에서 25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입었으며, 이때의 교훈을 잊지 않고 2차 세계대전에서는 중립을 지켰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사를 살아가면서 정확한 시계를 착용하고 정확한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자신과 사회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현명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본문의 내용 중 전투상황에 대한 내용의 일부분은 각색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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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자대학교 교수 정 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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