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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December 18, 2012 | view 11,639
로렉스 익스플로러Ⅱ(ExplorerⅡ)는 극적인 반전에 의하여 명품으로 재탄생 된 시계이다.
익스플로러Ⅱ는 동굴탐사와 산악등반 그리고 남극과 북극의 탐험 등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환경에 도전을 하는 탐험가들에게 판매하기 위하여 1972년부터 생산되었으며, 인간의 피부가 닿는 팔목에서부터 등산복 외부와 방한복 외부에 착용되어져야 하였으므로 시계로서 격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였다.
[그림 1] 1978년 생산된 익스플로러 Ⅱ.
동굴을 탐사하거나 극지대를 산악등반 할 때에는 낮과 밤의 구별능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특히 군사 기지 중에 지하 벙커와 창문이 없는 특수한 용도의 건물, 연구실 그리고 잠수함 승무원들은 오랜 기간을 밀폐된 공간에서 근무하다 보면 낮과 밤을 식별하는 것을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익스플로러Ⅱ는 시계의 가장자리에 장착된 베젤의 이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정되어져 생산되었다. 물론 이 베젤은 24시간 시간침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내부의 문자판과는 다른 24시간용 표시가 되어있다.
이 시계를 개발할 때에는 기존의 로렉스 디자인과 대별되는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되었으며, 특히 스포츠형의 로렉스에서 고집스럽게 사용되어진 메르세데스 벤츠 마크를 연상시키는 스포츠형 바늘(시침, 분침, 초침)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24시간용 바늘도 오렌지 색상을 도장 하는 등 그야말로 기존의 로렉스시계 디자인에서 볼 때에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그림 2] 스포츠 시계의왕좌를 지키고 있는 로렉스 GMT Ⅰ이다. 스포티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순백색의 시침과 분침 그리고 전체가 백색으로 도장된 초침, 원형이 아닌 사각형의 트리튬 야광표시와 커다란 창을 연상하게 하는 오렌지 색상의 24시간침은 로렉스라는 상단의 왕관 마크와 상표가 없다면 분명 로렉스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변신이었다.
그러나 이 야심찬 변신의 탄생은 불행하게도 이미 스포츠형 시계에서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로렉스 GMT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한채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멸시되기 시작하였다. 24시간침을 돋보이게 할려고 도장하였던 오렌지 색상은 많은 시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24시간을 좀 더 심도있게 표시하려고 디자인한 24개의 지그재그로 도장된 사각 트리튬 야광은 시각을 알아보기에는 너무도 혼란스러워 등반 중 시계를 보기도 힘들었던 등반가들을 짜증나게 하였으며, 기존의 시계들과 대별된 디자인으로 선택되어진 시침과 분침은 혼란스러운 문자판에서 시간을 빨리 알아보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
다양한 기능을 해주어야 하는 베젤은 케이스에 고정되어진채 전혀 움직이지 않았으며, 부드럽게 베젤이 움직여준 GMT 시계를 그립게 하는 바보스러운 흉물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더구나 1978년 5월 8일 인간이 만든 특수장비를 거부하고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Everest)를 최초로 무산소 등정을 한 레인홀드 메스너(Reinhold Messner)가 로렉스 익스플로러Ⅱ를 착용하고 등반에 성공하여 이 시계의 우수성이 입증되었지만 많은 모험가와 시계 매니아들은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로렉스 익스플로러Ⅱ를 구입하기를 꺼려하였다.
[그림 3] 산악등반과 동굴탐사에 적합한 디자인으로 생산되어 베젤이 고정되어 있다.
이미 구입했던 사람들은 익스플로러Ⅱ를 주변의 친구들이나 친척 또는 친구의 아들에게 선물하는 등 소장하지도 않고 또는 자손들에게 물러주지도 않는 등 철저하게 외면하였다. 이것은 많은 소장자들이 한결같이 직접 구매하지 않고 중고품을 선물로 받았다는 점에서 입증된다.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요 흉물이었으며, 로렉스 시계의 망신이었다. 로렉스로서는 철저한 실패작이었다. 익스플로러Ⅱ는 87년 생산을 중단하였으며, 88년 새로운 백색의 문자판으로 디자인된 신형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동안 구형 익스플러러Ⅱ는 잊혀져갔다.
1992년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신형 익스플로러Ⅱ의 흑색 문자판 모델이 생산되면서 시계 매니아들은 이 천덕꾸러기를 찾기 시작하였으며, 그렇게도 외면하고 흉물 취급을 하던 구형 익스플러러Ⅱ를 찬양하기 시작하였다.
[그림 4] 기존의 로렉스 스포츠형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연출하여 철저하게 외면당했으나 이점이 오히려 명품의 조건이 되었다.
웃음거리였던 오렌지색상의 24시간침을 언제 그랬느냐 하면서 "오렌지 핸드 익스플로러Ⅱ(Orange Hand ExplorerⅡ)"라는 애칭을 부르게 됐고, 혼란스럽다고 외면한 문자판을 환상적인 디자인이며, 시각을 알아볼 수도 없는 시침과 분침은 로렉스 시계 중에서 유일한 디자인이라는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
고정된 베젤 또한 과거의 불명예를 잊은채 익스플로러Ⅱ의 변신이 시작되었다. 놀라운 반전이며 예상하지 못한 변신이었다. 과거에 철저하게 비난되었던 디자인과 기능들은 명품으로서 완벽한 조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구나 인기가 없어서 판매가 되지 않았으니 그 희소성 또한 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하였다.
매니아들의 광적인 수집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1998년에는 신형 가격의 2배에 거래되기 시작하였고, 2002년 현재에는 신형 신품가격의 3배가 넘는 가격에도 좋은 제품을 만날 수가 없게 되었으니 로렉스 익스플로러Ⅱ는 천덕꾸러기에서 극적인 명품으로써의 재탄생 되게 되었다. 오늘날 익스플로러Ⅱ는 여러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상상을 초월했던 특별한 명품시계로 사랑받고 있다.
과거에 비난받았던 파격적인 디자인과 기능은 로렉스의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등의 연이은 찬사와 웃음거리였던 오렌지색 24시간 바늘덕분에 "오렌지 핸드 익스플로러Ⅱ"라는 애칭까지 얻었으며, 더구나 천대시 되어 소량만이 판매되었으므로, 높은 희소성은 구형 익스플로러Ⅱ를 명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명품으로 재탄생된 익스플로러Ⅱ는 1987년 단종되었으며, 신형 익스플로러Ⅱ가 1988년부터 새로운 디자인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구형의 높은 인기의 덕을 볼 것 같았던 이 신형 익스플로러Ⅱ도 과거에 구형이 격었던 천덕꾸러기의 취급을 받고 있으며, 이 신형의 익스플로러Ⅱ는 구형의 익스플로러Ⅱ와 같은 독특한 개성이 없으므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American Certified Master Watchmaker
대한민국 명장
고급 시계사
시계 산업기사
부산여자대학교 교수 정 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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