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관리자 | December 20, 2012 | view 13,141
강윤( 姜潤 )의 휴대용 해시계 앙부일구( 仰釜日晷 )가 세상에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 특히 골동품에 관심이 있는 시계 분야의 수집가들과 시계인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왜 이 강윤의 휴대용 해시계의 가치가 높은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막연히 휴대용 해시계는 모두 문화재로서 또는 골동품으로서 높은 가격과 보물급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만나본 우리 문화재의 해시계들은 그렇게 많은 종류는 아니었다. 5,000년의 역사를 말하기에는 너무나 시계에 관한 유물은 적었으며, 기계시계가 등장하기 이전의 연속유동시대의 시계는 여러 종류가 만들어져 사용되었다는 인류역사의 기록은 남아있으나, 실제의 유물은 거의 남아있질 못하였다. 또한 새로운 시각측정장치가 발명되면서 과거의 측정기구가 새로운 발명품에 밀려나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림 1]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영국해군이 사용했던 휴대용 해시계다. 지구의 남·북반구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한 매우 과학적인 해시계다.
또한 고대에서 근대사까지 시간의 측정과 운용은 지도층의 전유물이었으며, 서양에서는 휴대용 기계시계가 발명되는 1500년부터 시간은 공공의 시간이 아닌 개인의 시간이 되어져 청각으로 듣는 시간에서 시각( 視覺 )을 이용하여 보는 시간으로 사용되어졌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인류 최초의 시계는 해시계가 아닌 천문시계라고 주장해왔다. 아직도 천문시계가 인류 최초의 시계라는 점에서는 한발작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최초의 시계는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Papyrus)에 의하면 밤하늘에서 출몰하는 36개의 데칸 별들(Decan Stars)이 분명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메르케트와 바이(Merkhet & Bay)를 이용하여 밤하늘의 데칸별들을 이용한 항성시( 恒星時 )를 최초의 시간으로 사용하였다.
항성시를 이용하기 위한 측정기구가 최초의 물시계인 클렙시드라(Clepsydra)이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으며, 이 클렙시드라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간의 역사를 추적하다 보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극동에서의 시간의 역사에 대한 자료는 미미하다는 점이다. 물론 확실한 기록의 유물을 보존하고 있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의 기록에 의존하고 있으니 고대 시간의 역사는 이들의 역사를 참고하는 방법 이외는 없다.
물시계 이후에 해시계가 등장하였다.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er:기원전 611-546년)에 의하여 해시계가 시표에 의한 균시차까지 보정하는 등 구체적이면서도 분명한 제조법과 사용법, 그리고 현재 남아있는 인류의 해시계 유물들은 우연인지는 몰라도 아낙시만드로스 이후의 것들만 보이고 있다.
[그림 2] 현재 실물이 2점만이 남아있는 선향시계이다. 중국의 황실에서 사용한 최고급품의 시계였으나 많은 부분이 순금으로 두껍게 도금되어 있어 결국 용해되어 사라져 버리는 불운한 유물이었다.
중세의 시계 중에 측시기( 側視器 )로 가장 많이 알려진 시계는 모래시계다. 모래시계는 모래나 돌가루를 이용하였으며, 드물게는 달걀껍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시기에 극동에서 특이한 시계가 만들어져 사용되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것은 중국의 유물인 향인( 香印 ), 일본의 유물 조코반( 常香盤 ), 그리고 런던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중국유물 선향시계( 線香時計 )가 있으며, 이 유물들은 현재 남아있는 유물이 극히 적어서 희귀한 문화유산으로 시계학자들은 분류하고 있다.
필자는 오랜 기간동안 이 희귀한 향시계를 추적하였으며, 현재 한 점을 영국의 수집가의 양도로 인하여 입수하였으나 아직은 발표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이 시계에 관한 이야기는 후일을 기약하고자 한다.
[그림 3] 필자가 만나본 유럽의 휴대용 해시계 중에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그러나 과학적인 설계가 아쉬운 작품이다. 1600년경 프랑스에서 제작된 원형 해시계로 재료는 상아, 석류석, 에메랄드이며, 시계의 길이 60mm, 넓이 50mm, 두께 20mm이다. 은은한 상아케이스 면에 장식된 곡선문양의 나뭇잎과 검붉은 석류석의 조각형상은 고전적이면서 신선한 현대감각을 느끼게 한다.
해시계가 사용되면서 인류는 매일 정오가 되면 해시계의 그노몬(Gnomon)의 그림자가 시반의 정오 점에 일치될 때 당시에 사용되고 있는 모든 측정기와 시계를 수정하였다. 이러한 시간수정은 정확한 기계시계가 발명된 20세기 초기에서야 인류가 해시계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해결될 수 있었다.
그러나 1500년부터 만들어진 휴대용 기계시계의 정확성은 19세기에 와서도 신뢰받지 못하였고, 해시계는 크로노 그래프가 만들어진 1734 ~ 35년(영국의 존 하리슨 John Harrison:1693-1776)이 지난 200년 이후까지도 인류의 시각장치는 해시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인류에게 해시계는 그만큼 신뢰할 수 있었으며 가장 든든한 시간의 반려자였던 것이다. 해시계는 언제 어디서나 날씨만 좋으면 측정하는 장소의 지방시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었으며, 당시 믿을 수 없었던 다른 많은 시간측정기기를 수정하는 표준 시계였다. 그러나 인류가 가장 신뢰하고 가장 많은 이용을 하였던 해시계는 아이러니 하게도 남아있는 유물들을 보면 다른 시각 측정용 기구들 보다 정성이 들어 있다거나 예술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가 없다.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만나본 많은 해시계들 중에서 과학적이며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추고 있는 시계는 10여 점 이상 만나보지 못하였다. 유럽의 여러 박물관 중 특히 독일의 박물관에는 과학성, 실용성 예술성을 충족하는 유물이 7점 정도가 있었으며, 프랑스와 영국의 박물관에 한 두 점이 있는 거 외에는 휴대용 해시계로서 과학성, 실용성, 예술성을 충족하는 시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영국 옥스퍼드 박물관에 한 점 있지만 그것은 분명 강윤의 휴대용 해시계였으며, 일본의 유물은 절대 아니다.
인류의 문화유산이라는 유물 중에서 시계를 이야기한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실용성과 과학성이다. 물론 예술성도 필요하지만 문화유산이라면 당연히 예술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예술성이 보장되지 않는 다른 분야의 문화유물은 분명 존재할 수 없다. 필자가 만나보거나 수집한 휴대용 해시계들 중에 유일하게 세 가지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휴대용해시계는 최근 KBS 진품명품에 출품된 강윤의 휴대용 해시계 앙부일구다.
[그림 4]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사방평분일구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해시계이며 풍수와 점을 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 같다. 적도일구라 불리기도 한다. 사방에 설치된 네 개의 시반이 인상적이다.
인류역사에서 수없이 만들어진 휴대용 해시계들 중에 이처럼 완벽한 해시계를 들은 적도 없으며, 학계에 보고된 적도 연구된 바도 없다. 세계최강의 선진국들과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는 중동과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도 강 윤의 휴대용 해시계 앙부일구와 같이 아름다우며 과학적이며 시계로서, 특이나 소형휴대용으로서 예술성이 완벽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없다.
오직 우리 대한민국의 조상만이 만들 수 있으며, 세종대에서부터 이어지는 조선의 과학자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걸작품이다. 어찌 이 위대한 문화유산을 다른 모든 해시계들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여러 점의 유럽, 아메리카의 해시계들과 함께 강윤의 해시계를 함께 전시해보면 강윤의 해시계의 예술성은 굳이 말로서 표현할 필요는 없다.
또한 그동안 가장 잘 만들어 졌다는 영국해군이 사용한 휴대용 해시계와 비교하여도 강윤의 해시계는 과학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전혀 뒤지지 않으며, 인류역사에서 유일하게 측정 당시의 절기와 시각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조선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중국의 해시계들도 실용성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해시계들이다. [그림 4]는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중국의 해시계 중에 대표적이며 가장 정확성이 있는 해시계다. 신안휴읍( 新安休邑 )에서 만들어졌으며, 네 개의 시반( 時盤 )이 동서남북에 설치되어 있으며 이 네 개의 시반은 절기마다 조절할 수 있는 경첩이 설치되어 있다. 필자의 연구로는 시계의 목적보다는 풍수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 같았으며, 이 해시계를 이용하여 점을 치기도 하였던 것 같았다.
[그림 5]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전한시대의 대표적인 휴대용 해시계 적도일구다. 휴대용 전화기 크기이며 휴대하기에 간편하다.
[그림 5]는 전한시대( 前漢時代 )의 대표적인 휴대용 해시계다. 적도일구( 赤道日晷 ) 또는 평분일구( 平分日晷 )라 불리고 있으며 한 개의 시반( 時盤 )만 설치되어 휴대할 때는 시반을 접으면 두께는 15mm, 넓이는 50mm, 길이 90mm로 휴대하기가 간편하다. 이 해시계도 절기마다 시반을 조절할 수가 있으며 중국의 대표적인 휴대용 해시계로서 팽수이(Feng Shui)해시계 중에 가장 잘 만들어졌다는 평을 얻고 있으나 과학적인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적도일구는 글자 그대로 지구의 적도에 가까운 곳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 시계는 필자의 실험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었다. 전혀 시각이 표시되지 않을 때가 많았으며 시반에 시각이 표시된다해도 우리나라의 고도에서는 해시계로서 기능을 상실하였다.
그러나 이 휴대용 적도일구는 중국의 신안휴읍 지방에서는 그곳의 지방시를 정확하게 표시하였을 것이다.
[그림 6]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중국 청나라 말기의 유물인 휴대용해시계다. 극동의 해시계 중에 유일하게 수평을 조절하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이화여대 박물관의 고증이 잘못된 것 같다.
그러나 많은 고대 또는 근대의 휴대용 해시계에서 유감스럽게도 가장 중요한 수평조절장치가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의 해시계 중 유일하게 [그림 1]의 영국해군이 사용했던 휴대용 해시계에서 수평조절장치가 있었으며, 극동의 해시계 중 수평조절장치가 있었던 것은 [그림 6]의 해시계가 있었다. 이 휴대용 해시계를 필자는 우리나라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다. 이화여대 박물관의 설명에는 조선 후기의 휴대용 해시계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필자의 중국방문 중에 우연히 발견한 같은 종류의 이 해시계는 불행하게도 조선 후기의 작품이 아니라 중국의 청조 말기의 제품이었다.
누군가 고증을 잘못한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유물이라 하여 모두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라는 고정관념이 문제였을까? 필자의 판단으로 우리 것이라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으며 모든 문양이 중국의 전통과 양식으로 제조된 것이었다. 이 시계의 시반은 세라믹처리가 되어 있어서 그렇게 오래된 유물은 아니었으며 발견당시에 끈시표가 지주에 연결되어 있었으나 필자의 판단으로는 많은 점이 어색하고 잘못된 것 같았다.
시반의 중앙에 원통형의 유리관 수평대가 있으며 나침반 옆의 파란 구슬에는 남( 南 )이라고 새겨져 있으며, 수평을 조절하는 붉은 구슬이 삽입된 볼트가 3개 있어서 정확한 수평과 자오선을 정렬할 수가 있었다.
끈시표를 연결하고 있는 지주는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노몬이 소실된 것이며, 그노몬이 설치되었던 장소를 지주와 끈시표를 연결하는 구멍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았다. 또한 지주의 하단에 꼭지점이 있는데, 이 꼭지점은 분명 디자인 때문에 만든 꼭지점은 분명 아니며 필자의 판단으로는 이 지주는 분명히 다림대이었으며, 다림추가 분실된 채 발견되어 소장자의 상상력이 이처럼 많은 오류를 범하였을 것이다. 이 휴대용 해시계도 발견 당시 그대로 실험 결과 많은 문제가 있었다. 시간의 오차가 크게 있었으며 실용성에서도 신뢰할 수 없었다.
[그림 7]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중국의 휴대용 해시계 중 가장 과학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플립형 끈시표 해시계다. 아직 연구할 가치가 많은 시계이며 사용법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필요한 휴대용 해시계다.
이 휴대용 해시계가 이렇게 고증이 된 것도 아마 [그림 7]의 휴대용 해시계 때문이 아닐까? 이 휴대용 해시계는 마치 유럽의 해시계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17세기 해양무역이 왕성하였던 당시에 유럽의 선원들이 수작업으로 직접 만들어 사용했던 플립형 끈시표 휴대용 해시계와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
[그림 8] 상단의 시반 전면에 끈시표를 조절하는 장치가 있다. 이 장치와 하단의 시표 뒷면의 기호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중국의 신안휴읍의 시계제조인들이 [그림 9]의 유럽의 플립형 휴대용해시계를 직접 보았는지 알 수 없지만 사용법은 시반의 형태와 상단의 시반의 사용법 등이 거의 비슷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다만 유럽의 플립형 휴대용해시계는 지구의 위도에 따라서 끈시표를 이동하게 되어 있었지만 [그림 7]의 중국의 플립형 휴대용해시계는 상단에 끈시표의 끈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다.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는 중국대륙에서 여러 지방에서도 원활하게 사용이 가능하게 제작이 되어 있었으나 필자는 아직 이 중국유물인 플립형 휴대용해시계에 대한 비밀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시계수리작업의 일선에서 은퇴하여 연구와 집필만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시계의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상단의 끈시표를 조절하는 장치 그리고 하단면의 많은 기호들 시반 옆면의 24절기의 사용법 등 이 시계에 새겨진 모든 기호와, 24절기가 실용적으로 사용하게 설계되었는가 등이 의문시된다. 현재까지의 필자의 연구로는 24절기의 표시도 실용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아직 밝혀내지 못한 중국의 해시계 사용법이 있다면 중국에서도 상당한 과학적인 수준의 휴대용 해시계가 만들어 졌다는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것이다.
[그림 9] 선박을 이용한 해외 무역활동이 왕성했던 중세 유럽의 선원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하여 사용했던 플립형 휴대용해시계다. 상단면에 지구의 위도에 따라서 끈시표를 조절할 수 있는 도안이 되어있다.
[그림 9]는 해양 활동이 활발했던 중세 유럽의 선원들이 상아제( 象牙製 )를 이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든 플립형 휴대용해시계이다. 항해 중 시간이 있을 때마다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기록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한 개의 해시계를 여러 개로 복제하면서 해시계의 시반은 정확하게 일치하게 만들어 졌으나 외부의 장식 그림은 똑같이 일치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어떤 제품은 항해하는 범선의 그림도 있었으며 선원들의 그림과 또는 춘화도 볼 수 있다.
근대사에서 선박무역이 활발했던 당시에 많은 제품이 만들어 졌으며, 유럽의 골동품상에 들리면 가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필자는 구입하려고 할 때마다 상대측과 흥정이 어렵게 되어 번번이 실패하였다. 디자인이 마치 녹터널과 비슷한 형태여서 한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상단면의 구멍들이 녹터널처럼 항성들을 관측하는 장치가 아닌 끈시표를 연결하는 장치임을 알고서 많은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시계는 시반 중앙에 나침반이 장착되어 정확한 자오선정렬이 가능했으며, 측정하는 장소의 지방시를 정확하게 표시하였다. 상당한 수준의 실용적인 시계였으나 균시차를 보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아마 항해하는 선원들은 정오점에 끈시표가 일치할 때에만 정확한 시각을 측정하여 측정 당시의 선박의 위치 경도를 계산하였을 것이다. 다른 시간대의 시각측정의 정확성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그림 10] 근대 유럽의 휴대용 해시계 중에 예술성이 상당한 수준의 해시계다. 시반 하단의 범선이 항해하는 그림은 이 시계가 항해를 하는 선박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림 10]은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영국의 해시계이다. 상아제( 象牙製 )를 이용하여 만들었으며 실험결과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휴대용으로 제작한 것 같으나 휴대용으로는 큰 편이었으며, 상부의 고리는 분명 휴대용에서 볼 수 있는 액세서리였으나 이상하게도 시반의 그노몬이 고정되어 있어서 휴대용으로 보기에는 문제점이 있었다. 휴대용이라면 분명 그노몬에 경첩장치를 해서 접을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하는데 필자의 판단으로 휴대용이 아닌 탁상용으로 판단된다.
[그림 11] 조선 후기 위대한 과학자 강윤의 걸작품. 소형 휴대용 앙부일구다. 고종황제의 집무시간을 위하여 만들었으며, 당시 최고의 무관이며 추사 김정희의 수제자 위당 신관호의 필체가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우리는 적은 숫자의 휴대용 해시계들을 접해보았다. 물론 이보다 많은 휴대용 해시계들이 만들어졌으며, 필자는 세계 각국의 휴대용 해시계를 수십여 점 소장하고는 있다. 많은 해시계를 만나보고 연구해 보았지만 우리 근대사의 위대한 과학자 강윤의 해시계를 앞서는 휴대용 해시계를 아직은 만나지 못했다.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우며.
과학적이면서도 흔들림이 없고.
예술적이면서도 오만하지도 않으며.
실용적이면서도 검소하게.
한 시대에 국왕에게 왕도의 길을 안내하면서.
1년 중 가장 나태해질 수 있는 봄 가을의 국정에.
국왕에게 백성을 위한 집무를 더 하라는.
시간표가 새겨져 있었다.
강윤의 상아제소형휴대용앙부일구( 象牙製小形携帶用仰釜日晷 )야 말로 인류 역사에서 유일한 제왕의 시계였으며, 인류 문화유산으로서 완벽한 왕 중의 왕 자태를 갖추고 있었다.
American Certified Master Watchmaker
대한민국 명장
고급 시계사
시계 산업기사
부산여자대학교 교수 정 윤 호
|
|
